1933년 제주도에서 태어난 오재식 박사는 서울대 종교학과, 예일대와 코넬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했다.

오재식 박사는 함석헌, 주기철, 김재준, 강원용 등의 인물에게서 신앙적 영향을 받아 사회에서 탄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조직적인 운동을 주도했다. 1960년대 기독교 청년들의 학생운동을 주도한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기독교협의회에서 활동할 시절 국내외 네트워크를 조직적으로 형성해 민주화 운동과 여러 민중운동에서 조직 전문가로 활동했다.

1980년대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거쳐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교회협의회 개발국장에 취임해서 전 세계 빈민국가를 돌보기도 했던 오재식 박사는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의 총무였던 나카지마 목사에게 '시카케닌'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시카케닌’은 ‘일어나게 만드는 사람’ 혹은 ‘일을 하게끔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오재식 박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현장에서 보이지 않게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어냈다. 우리나라 중앙정보부 사찰 기록을 담은 비밀 문건에는 故 오재식 박사가 ‘조직의 귀재’로 적혀 있기도 했다.

오재식 박사는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장 겸 통일연구원장, 세계교회협의회 개발국장과 제 3국장, 크리스챤아카데미 한국사회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1997년 한국 월드비전에서 북한국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대북지원 활동에 헌신했던 박사는 형편이 넉넉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사료나 원고료 같은 작은 돈 조차도 모두 기부하여 존경을 받았다. 참여연대 창립대표, 대북지원민간단체협의회 초대회장, 아시아교육연구원 원장 등을 맡아 평화통일운동에 헌신했던 오재식 박사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2년에는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2009년부터 피부암과 췌장암, 그리고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오재식 박사는 2013년 1월 3일 80세의 나이로 영면하였다.